양재 배우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안 입는 청바지를 이용해
소품을 만들어 놓으니 예뻐서, 여기 저기 부탁해
청바지를 엄청 받았었는데,
청바지 색깔도 각기 다르고, 우선 분해(?)하는게 힘들어서
손도 안된지 4년 넘었다. 원단 정리할 때마다 "그냥 버릴까?"
생각도 많이 했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놔두긴 했지만
공간이 부족하다 느끼면 제일 먼저 버릴 대상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청바지 리폼이 하고 싶어졌다.
요즘 너무 우울한데, 여행도 공연도 가고 싶지만 또 의욕이 없다.
그래서 주말마다 뭔가를 만들려고 계속 하고 있는데,
이번엔 청바지다. 안버리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꺼냈는데,
역시나 색이 맞는게 없다. 청바지 2개로 원피스 만들려고 했는데,
그나마 비슷한 걸로 골랐는데, 원단의 두께차이가 조금 있다.
어짜피 리폼이라, 별로면 그냥 버리지 싶었다.
그래서 패턴부터 그리기 시작했다. 이 디자인은 계속 생각을 했었던 건데,
갖고 있던 데님원단이 있고, 위에 흰색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데님원단을 청바지로 바꾸고 흰색 블라우스원단이 없다.
다 구김이 심한 원단이라 마찬가지 받은 원단 중에서
어정쩡하게 남은 원단을 사용했다.
요즘 계절에 입을꺼라 반팔로 만들긴 했는데, 청바지 원단이... 여름에 입기에 두껍다. 그나마 얇은 청바지를 선택했지만 아닌가 보다.
블라우스는 고대와 칼라까지 하려니, 이제 남은 심지가 없다.
단추구멍 뚫기도 귀찮고, 어짜피 뒤에 숨은지퍼 달텐데.
V넥에 안감 넣는 걸로 했는데, 소심해서 앞목을 조금만 팠나보다.
11cm 밑으로 내렸는데, 원래 하려고 했던 13cm해도 될뻔했다.
소매는 그냥 반팔로 했는데, 소매통이 생각보다 넓다.
내 팔뚝을 너무 과대평가 했나보다.
결국 다 완성하고 입어보니 소매통이 넓어서
급하게 뜯어서 단추구멍 뚫어서 끈을 넣었다.
앞과 뒤를 다른 청바지로 했더니 옆에서 보지 않으면 청바지 원단이 다르다는걸 못 느끼지 않을까?
내 생각이지만....
치마가 알아서 퍼진다. 속바지 꼭 입어야겠다.
재단할 때 치마도 안감을 넣을까 고민을 했지만
청바지라 괜찮겠지 했는데, 하면 옷이 더 무거워 질뻔했다.
나름 괜찮은 듯하여 세탁기에 던져 놓기는 했지만, 문제는 지금
살이 너무 쩌서 조금~이라도 빼고 입어야 겠는데,
그럼 올해 안에 입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살 좀 빼서 허리가가 잘록하게... 입으면 예쁠 것 같은데...